당신에게 나무가 되겠습니다
멀리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발돋음으로 서
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리겠습니다.
여름이 오면 반짝이는 잎새로
깊은 그늘을 드리워
내 안에 당신을 살게 하겠습니다.
하늘이 시려서 해볕이 그리워지면
수줍은 내 마음을 또옥 똑 따
당신의 꽃자리를 만들겠습니다
바람 가득한 언덕에 노래가 되어
당신이 뒤척이다 창문 열기 기다려
가지마다 하늘의 별을 보여 드리겠습니다
한해 두해 세해
당신이 모르셔도 이렇게 천년을 사는
나무 한 그루가 되겠습니다